
2021년 방영된 드라마 '알고 있지만'은 정서적 교감보다 본능적 이끌림이 앞서는 스물두 살 청춘들의 하이퍼리얼리즘 로맨스를 그렸습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원작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송강과 한소희의 캐스팅만으로도 방영 내내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기존 로맨스 드라마들이 보여주었던 전형적인 순애보에서 벗어나,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뛰어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관계의 본질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풀어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드라마가 남긴 솔직한 리뷰와 인물들의 심리를 파고든 역할 분석, 그리고 폭풍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담은 줄거리와 결말을 상세히 정리했습니다.
'알고 있지만' 리뷰
드라마 '알고 있지만'을 감상한 시청자들은 이 작품을 '가장 아름답게 포장된 연애의 민낯'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리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극 중 인물들의 서툰 감정 묘사에 대한 깊은 공감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나쁜 남자인 걸 알면서도 끌리는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면서도 설렜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특히 대학 교정의 푸르른 영상미와 몽환적인 OST는 인물들의 위태로운 관계를 더욱 탐미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작품은 연애의 달콤함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불안, 질투, 소유욕 같은 어두운 감정들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주인공들의 지지부진한 관계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으나, 오히려 그러한 비논리적인 감정의 흐름이야말로 실제 연애와 가장 닮아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보통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청춘들이기에 어쩔 수 없이 흔들이는 감정과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환상이 주는 달콤함에서 끝내 허무함을 경험하는 한때의 감정을 그려냈습니다. 잘생긴 남자주인공의 얼굴값 하는 연애에서,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연인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약자가 되는 게임과 같은 사랑이야기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면서도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청춘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투영하여, 방영 이후에도 '나쁜 연애'에 대한 수많은 담론을 형성한 웰메이드 청춘물이었습니다.
본능과 이성 사이 역할 분석
드라마 '알고 있지만'은 주연 배우들의 비주얼과 섬세한 감정 연기가 캐릭터의 당위성을 완성한 작품이었습니다. 박재언 (송강 역): 목 뒤에 나비 문신을 새긴,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누구에게도 마음을 온전히 주지 않는 마성의 인물이었습니다. 송강은 차가운 듯하면서도 다정한 눈빛으로 '연애는 귀찮지만 썸은 타고 싶은' 재언의 이기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했습니다. 타인의 감정을 교묘하게 흔드는 듯 보이지만, 정작 본인도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하는 미성숙한 청춘의 이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나비 (한소희 역): 첫사랑의 허무한 실패 이후 사랑을 믿지 않기로 다짐했으나, 재언을 만나며 거부할 수 없는 본능에 이끌리는 인물이었습니다. 한소희는 재언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나비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한 표정 변화로 그려냈습니다. 사랑에 빠진 자신의 한심함을 자책하면서도 끝내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비의 모습은 수많은 시청자의 투영 대상이 되었습니다. 한소희는 워너비 배우로 그녀의 모든 액세서리와 옷, 패션등의 스타일과 심지어 체형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여성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배우입니다. 양도혁 (채종협 역): 나비의 고향 친구이자 첫사랑으로, 재언과는 상반되는 우직하고 다정한 해바라기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나비에게 안정감을 주는 유일한 안식처였으나, 자극적인 재언의 존재감에 밀려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윤설아 (이열음 역): 재언의 전 여자친구이자 중학교 동창으로, 재언의 과거를 공유하며 나비에게 끊임없는 불안감을 심어주는 인물로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습니다.
드라마 사랑이라는 환상과 현실
줄거리는 미술대학 조소과 학생인 유나비가 비 오는 날 밤, 펍에서 우연히 만난 박재언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며 시작되었습니다. 나비는 재언이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만인의 연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거리를 두려 했으나, 재언의 저돌적인 접근과 묘한 다정함에 결국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연인과 다름없는 스킨십을 나누는 기묘한 관계에 접어들며 서로의 일상을 점유해 나갔습니다. 이야기의 중반부 줄거리는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나비가 느끼는 불신과 재언의 알 수 없는 태도가 충돌하며 전개되었습니다. 재언은 나비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듯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을 그었고, 나비는 그 선을 넘으려다 상처받기를 반복했습니다. 고향 친구 도혁의 등장은 이들의 관계에 기폭제가 되었으며, 나비는 잠시 안락한 도혁에게 마음을 기댔으나 재언을 향한 지독한 갈망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날 선 말들을 내뱉으며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는 지독한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결말은 원작 웹툰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안도감을 동시에 선사했습니다. 나비는 재언과의 관계가 결국 자신을 파괴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그를 떠나려 했으나, 재언은 나비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재언은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던 나비를 기르던 온실을 정리하고, 나비의 전시회 작품이 망가졌을 때 묵묵히 도와주며 자신의 변화를 증명하려 애썼습니다. 최종회에서 나비는 비 내리는 거리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재언을 마주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재언이 나쁜 남자이고 이 관계가 불행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택하는 주체적인 결단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의 결단은 완벽한 사랑이 아니라 불안하더라도 흔들리더라도 미완성의 형태의 사랑으로,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사랑이 된다는 위로를 남겼습니다. 청춘들의 사랑을 의미 있게 표현해 주는 드라마였습니다.